소소한 식도락

대구 북구 연어초밥이 맛있는 스시맛집 스시201

쏘밥 2021. 5. 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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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밥을 매우매우 좋아합니다. 고기류보다 초밥이나 날생선류를 월등히 더 좋아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배달 어플이 활성화 된 이후로 2년마다 집을 찾아 떠나는 세입자처럼 왠만한 집들의 초밥들은 다 먹어보고 있는 편입니다. 초밥의 메뉴는 다 거기서 거기인데 한 집에만 정착하지 못 하는 이유가 뭐냐 묻는다면, 맛있었던 집일지라도 어느 시점 이후로 미묘하게 맛이 변하는 집들도 많은 게 그 이유입니다. 그 이후로 맛이 다시 돌아왔건 어쨌건 간에, 저는 초밥에 있어서만큼은 삐친 사람처럼 다른 집을 찾아 헤맵니다. 더 최선을 찾는가 봅니다. 이번에 제가 정착해 제법 긴 시간 의지하고 있는 초밥집은 스시201입니다. 

 

 

 

 

토요일 저녁. 혹은 금요일 저녁. 내 손에 아무것도 없어도 좋기만 한 그런 날, 좋아하는 초밥 봉투 손잡이 사이로 넷플릭스 로고가 보일 때의 심정을 아십니까. 이것이 내가 돈을 버는 이유고 이것이 내가 사는 이유다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맥주까지 있었으면 이것이 행복이라는 것까지 깨달았을 테지만 아쉽게도 맥주는 없습니다. 이제는 몸이 맥주를 음료로 받아들이지 않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봉투를 열어봅니다. 제가 주문한 초밥의 모습은 단조롭습니다. 색깔이 화려한 모둠초밥도 사진의 비주얼을 위해 생각해봤습니다만, 계란이나 한치, 관자, 새우 3종세트(초새우,장새우,생새우), 장어 등은 또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늘 저런식으로 먹습니다. 다만 단품 생새우초밥을 추가로 시켜서 토치로 구워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요청사항에 맞게 다 들어주셨습니다. 불초밥이라는 메뉴가 새우에도 따로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없기때문에 요청사항에 일일이 굽신거리고 있는 중입니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만큼 우동을 소바로 변경할 수 있도록 선택사항이 있습니다. 달콤한 소바 한 젓가락부터 후루룩 먹고 시작해 봅니다.

 

 

 

 

저는 일절 샐러드를 먹지 않습니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것인지 샐러드 역시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있습니다. 

 

 

 

 

연어초밥이 맛있습니다. 광어초밥도 입에서 그냥 녹는 것이 맛있어요. 좀 더 화려하고 고상한 표현을 하고 싶지만 그냥 입에서 녹아버려 저는 주변을 뒤지며 찾아봅니다. 입에 있던 게 어디갔냐, 하고요. 솔직히 말하면 크기가 크진 않습니다. 10 피스 먹어선 배가 부르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가성비를 목숨보다도 중시하는 제가 그럼에도 스시201을 좋아하는 이유는, 같은 가격에 훨씬 신선하고 초밥의 크기까지 커서 배까지 불렀던 초밥집도 사실 많았지만 그 비용과 정성을 동네 배달 초밥집으로선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인지 문을 닫거나 맛이 언젠가는 변하더라고요. 스시201은 체인으로 알고 있고 맛이 아직까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방랑자 생활은 자처한다 밝힌 저는 사실은 너무도 지쳐 정착하고 싶나봅니다. 맛아, 떠나지마. 

 

 

 

 

생새우초밥도 좋아하지만 광어나 연어보다 싼 단가 때문인지 리뷰서비스라든지, 모둠 초밥엔 2피스 이상 과한 등장을 한다든지, 너무 흔하게 접해버린 바람에 조금 지겨워졌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생새우를 주문하고 토치질(?)을 부탁드리는데요, 생새우도 아니고 초새우도 아닌 것이 불맛은 나면서 그래도 여전히 탱글한 것이 훨씬 맛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초밥집을 전전하며 나그네생활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건대, 집집마다 같은 재료의 초밥이라도 맛이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집은 광어인데도 질기고, 어떤 집은 비리기도 힘들 것 같은 광어가 비리고, 어떤 집은 물맛(?) 혹은 무맛을 내는 광어도 있습니다. 광어가 광어지 뭘 그리 예민하게 따지냐고 한다면 저는 과연 예민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수년간 동네 배달 초밥집을 탐구해온 저만의 개똥 노하우가 있는데요. 상한 것도 아니고 멀쩡하기만 한데 맛이 없는 집이라 감히 거를 수 있는 그럴만한 재능이 제게는 있었던 겁니다. 저는 만성 장염을 앓고 있습니다. 잠자고 있던 장염 바이러스, 저의 센서가 불쾌, 라고 외치며 고개를 들면 저는 눈물을 머금고 늘 젓가락을 놓았던 것 같습니다.

 

 

 

 

언제 먹어도 신선하고 풍미가 가득한 연어초밥. 한 번도 저의 센서가 반응한 적이 없는 스시201의 초밥입니다. 앞서 말했듯 크기가 크지는 않기 때문에 다 먹어도 배도 터질만큼 부르지는 않아서, 맥주와 함께 초맥을 추천합니다.

 

 

 

 

토치로 구운 생새우 초밥. 쫄깃과 탱글 사이 그 어딘가의 식감. 새우초밥까지 다 먹고 나니 적당히 배가 불러 옵니다. 오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가격은 이렇습니다. 막상 봐서 싼 가격이 아닌 것 같지만, 요즘 배달 초밥 가격이 약속이나 한 듯 다 저렇습니다. 이 슬픈 사태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그렇지만 또 먹을수 밖에 없겠지만요. 이상 스시 201이었습니다.

 

 

 

 

맛 ★★★★★

 

양 ★★★

 

가성비 ★★★

 

서비스 ★★★★★

 

 

 

 

전국의 모든 자취생들이 배불리 먹는 그 날을 기대하며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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